회사 정보센터를 기웃거리다 몇 년 전에는 쉴 새없이 대출되어 책의 존재를 알 수도 없었던 만화책이 눈에 들어왔다. "신의 물방울". 그것도 1권부터 시리즈가 고스란히(!). 좋은 기회다 싶었지만 일단 1~2번을 빌리기로 하고 가져왔다.
대출 연장.. ㅎㅎ
하지만 정작 2주간의 대출기간에도 한 쪽도 펼쳐들지 못한 터. 새해부터 독서할 꺼리들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현실적인 독서 시간보다 앞선 내 의욕을 나조차 주체하지 못하고 있던 것 같았다.
그냥 반납할까.. 몇 번 고민하다 마침 다음 예약 대출자도 없다는 말에 1주간 연장. 한 번 대출기한을 늘린 책을 다시 가져가기가 미안해 펼쳐 들었다. 퇴근 길 버스에서 여러 사람의 손이 지나간 만화책을 펴든 순간의 즐거움.
어려운 와인
책의 스토리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등장인물이 주고 받는 대사와 일본 만화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중간중간 '깨는 추임새'가 즐거웠다. 하지만 정작 이것이 우리나라에 와인 신드롬을 일으킨 만화책이라니.. 사실 여전히 와인은 거리가 느껴졌다.
샤토.. 매독.. 블르고뉴.. 마치 대단한 식견을 갖춘 것처럼 보였던 와인 애호가들의 삶이 좀 불쌍하게 다가온 것은 나만의 이미지였을까. 술이라면 정색을 하는 지고지순한 아내와 평생을 살기로 약속했기에(^-^) 더더욱 남 얘기처럼 들려왔다.
와인의 냄새와 색깔만 봐도, 두 쪽의 페이지에 걸쳐 가득 몽환의 세계로 빠져드는 등장인물들의 넓은 상상력이 부러웠지만 적어도 이 모든 와인들을 맛보기에 '세상은 넓고, 할일을 많다'. 난 그저 언젠가 불편했던 에어프랑스 기내좌석에서 아무렇지 않게 받아 마신 와인이 준 탈출감과 그 이름, 그리고 빌라엠 브랜드가 줬던 친숙한 청량감과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뿐인데.
다음 3권부터는.. 보지 않기로 했다. (철퍼덕!)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