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와서 오랜만에 인터넷 신문을 읽었다. 늘 그렇듯 경제신문에 먼저 포인터를 갖다댔는데, 아직도 변함없는 펀드, Fun Fun 'ed' 타령이 있어 잠시 이를 반박코자 한다.
Fun End
요즘 독일어 완료 구문을 배우는데, 놀랍게도 영어의 have + p.p. 구문과 비슷하면서도 불규칙 동사가 정말 많다. 영어처럼 ed.. 를 붙이거나 몇 개의 불규칙을 암기하면 되는 형태가 아니라, 수많은 동사들.. 어간 + 어미 외에도 "전철"이라는 독특한 독일어의 동사 구조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 신문 기사 컬럼을 읽으며 들었던 아쉬움은, 기사 내용이 이미 수 년 전에 나왔던 "상식"인데다 어조가 감히 현재+미래의 고객을 야단치는 잔소리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고객의 소중한 돈을 맡고 있는 책임자의 자세는 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뻔뻔함
펀드 폭락기와 장기투자를 계속해 온 고객의 입장에서 감히 반론을 전개하자면, 우선 금융회사들이 "정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많은 금융회사들은 이자만 주어서는 수익성을 높일 수 없는 한계를 절감하고, "성과와 관계없이" 고객의 돈에서 매년 일정한 수수료를 떼어 낼 수 있는 新상품을 마구 팔았는데, 그것이 펀드다.
사실 성과라는 것도 알고 보면 운칠기삼의 사자성어가 통하는 것. 물론 상위 펀드와 하위 펀드간의 수익률은 큰 차이를 보이지만, 세계적인 증시하락이 진행되는 가운데 변함없이 (+)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펀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금융회사들은 먼저 향후의 경제전망과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투자를 제안해야 하고, 그중에서도 왜 자기들이 판매하는 펀드가 좋은지를 최선을 다해 세일즈 해야 하는 것이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
장기 투자를 강조하는 이들의 말은 어차피 앞으로의 시장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하락장에도 꾸준히 매수해야 평균 매입 단가가 내려가고, 이후 큰 성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 하지만 왜 아무도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평균 매입단가가 상승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일까.
그들은 요즘처럼 시장이 반등할 때 어김없이 "그거 봐라, 장기 투자가 정답이다", "환매가 늘어나고 있다니 아쉽다"는 말을 뻐꾸기처럼 반복한다. 하지만 이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금융회사 스스로가 고객에게 신뢰를 지키지 못한 후폭풍으로 해석해야지, 그들이 고객들이 기다리지 못한다며 나무랄 입장은 절대 아닌 것이다.
반쪽짜리
장기주식형 소득공제로 가입한 펀드의 만기가 아직 남아서, 난 지금도 매월 적지 않은 금액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다행히 주식 시장의 완만한 상승으로 아직 (+)수익률이 유지되고 있지만, 말한대로 "평균 매입 단가 상승으로" 지금 수익률은 예전에 비해 반쪽짜리가 됐다.
원금이 반쪽나지 않은 것으로 감사해야겠지만, 장기투자란 시장의 장기성장 없이는 '그저그런'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니면 "한 번 크게 튄다"는 것을 학수고대하며 꾸준히 넣어야 하는데, 금융회사들도 꾸준히 수수료를 떼어가는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고객의 장기투자가 그들에겐 확실한 장기수익원이 되는 것이다.
너무 한 쪽에만 치우쳤나. 그렇다고 난 펀드를 당장 해지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은행/CMA 이자율 영쩜 몇프로 차이에 심각하게 고민하다 보니, 정작 적지 않게 모아둔 돈에서 매년 2% 가까이 "수수료"를 챙기는 그들과, 그들 중 한 분이 쓴 글이 아주 얄미웠을 뿐이다.
'언제나 행복 속에서...' ~~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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